에이루트 - aroute :: 제이미 리 개인전, 페이퍼 가든 - 앤드앤갤러리
제이미 리 개인전, 페이퍼 가든 - 앤드앤갤러리
에이루트 | 2016-03-25
    
제이미 리 개인전, 페이퍼 가든 - 앤드앤갤러리
에이루트 | 2016-03-25     864
전시기간 : 2016-03-03 ~ 2016-03-31
전시시간 : ~
전시주소 :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32길 32
Hand Cut Paper Installation
JAMIE M. LEE SOLO EXHIBITION

PAPER GARDEN

앤드앤갤러리는 2016년 봄의 길목에 들어서는 3월,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Jamie M. Lee (제이미 리)의 개인전 “Paper Garden” 을 오는 3월3일 목요일부터 3월 31일 금요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간 선보여 왔던 몽환적이고 화려한 색감들의 평면작업에서 잠시 벗어나, Hand Cut Paper Installation (종이 가변설치)으로 구성된 그녀의 최근 작 “Summer Shower”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객의 머리 위로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한 이번 작품은 작가가 시카고 전시를 위해 머물던 어느 날 내리던 소나기를 떠올리며 완성한 것이다. 마치 음률처럼 느껴졌던 소나기의 모습과 그 안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의 설렘을 종이 설치 작품과 이를 비추는 조명 빛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손으로 하나하나 잘라 공간에 직접 설치해야하는 Hand Cut Paper Installation (종이 가변설치)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총 3주간의 작품 설치 기간이 제공되어 작가와 공간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최대한의 완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게 했다. 그간 다른 상업 갤러리에서 시도하지 않던 설치 중심의 전시인 만큼, 작가와 갤러리 그리고 관객 모두에게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Woodcut printmaking(목판화) 기법을 사용하여 여러 색의 레이어를 반복적으로 겹치는 과정을 통해 한층 더 깊이 있는 작품을 완성 시켜왔는데, 여기에 아크릴 젤, 천, 실, 글리터, 스티커, 종이 콜라주 등의 입체감이 있는 요소들을 더해 ‘제이미 리’만의 차별화된 표현방식을 만들어냈다.
 작가는 그녀의 삶 속 순간순간의 경험들이 남긴 감각의 기억들을 다양한 장르의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 한다. 화려하면서도 대담하고 역동적인 작품들은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하는 동시에 그들의 상상력과 내면의 기억들을 자극한다. 어딘지 익숙한 듯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형상들로 가득한 그녀의 작품들은 때로는 별자리 같기도 한아름의 꽃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내 섬세하고 견고해 보였던 형체들은 점점 분열되어 어느새 선으로 면으로 색으로 분리되고 흩어져 잠시도 관객의 시선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최근에는 그림의 이미지를 공간적인 이미지로 확장 전환 시키는 작업에 주력하며 페인팅에서 인스톨레이션까지 그 영역을 넓히며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최근 작 “Summer Shower” 시리즈는 새 하얀 종이를 손으로 하나하나 자르고 이어 붙여 갤러리 공간을 가득 메우는 인스톨레이션 작품으로 조명과 그림자가 한데 어우러져 한 층 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예정이다.
오는 3월 3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 압구정동 앤드앤갤러리에서 진행되는 Jamie M. Lee 개인전 “Paper Garden”에서는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기회가 없었던 Hand Cut Paper Installation (종이 가변설치)이라는 장르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시평론 -
 
   시퀀스적 무브먼트
 
 
김최은영
 
내가 본 것은 무엇일까. 파편과 전체 사이에서 시선은 요동치고 분석은 멈춰졌다. 제이미리의 <Paper Garden>를 본 필자의 첫 느낌이다. 상당한 크기, 그러나 가벼운 것이 분명한 것이 공간에 부유 중이다. 목격한 것은 덩어리가 아닌 조각들. 정확히는 잘라내어진 빈 자리, 혹은 구멍들이다. 잘라내어진 구멍들 속에서 인공의 빛이 쏟아졌다. 빛은 다시 바닥과 벽면에 그림자라는 또 다른 흔적을 만들어 낸다. 매달린 덩어리보다 선명한 그림자. 다시 질문. 내가 본 것은 무엇일까.
 
시각예술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은 언제나 미학용어의 새로운 조어造語보다 빠르다. 제이미리의 이번 <페이퍼 가든> 전시 장면 역시 정해진 틀 안에 넣기엔 모두 섭섭하다.
 
서른 개의 바퀴살이 바퀴통에 모여 있는데, 텅 빈 곳이 있기 때문에 수레의 쓰임새가 있다. 三十輻共一轂, 當其無有車之用. 노자
유형은 다만 무형에 의해 만들어졌다.有形但爲無形造
 
비워져 있음(空)은 이번 전시에서 매우 중요한 범주다. 공간을 가득 채운 조형물은 사실 가득 채웠기 전에 구멍을 내어 비워 내는 작업을 선행한다. 구멍. 제이미리는 구멍을 내는 조작과 완성된 거대한 덩어리를 공중에 매달며 계획이 아닌 직관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 전시의 시각적 싸인은 1.움직임(動勢. Movement), 2.장면(場面. Sequence), 3.빈 공간(空. Ab-grund). 세 가지다. 대부분 정지한 화면이라 느끼는 암묵적 약속의 조형물과는 다르게 환경적 영향에 따른 변화가 분명히 짐작되고, 기계적 반복이나 운동으로 한정하기엔 그 움직임이 미묘하다. 동세, 혹은 무브먼트라 칭한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페이퍼 가든 전시의 중심 작품인 <Summer Shower>는 어느 부분을 어떤 시간에 보는가에 따라 그 해석이 매우 달라진다. 일반적인 조형물이 아닌 시간에 따른 빛과 그림자의 형상과 시간과 관계없이 목격자의 작품을 바라보는 부분에 따라 구성이 매번 다른 양상을 띤다. 그런 의미로 장면, 혹은 시퀀스라 읽는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 전면에 펼쳐진 것이 비워진 자리(空)들에 대한 작가의 직관, 직감, ‘좀 더 의미를 둠’이다.
 
드러내기 위한 시각 예술 작품에서 비워놓기 위한 조작(구멍내기)을 펼치는 일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것은 작가의 내면적 사유에서 비롯되며, 그 흔적은 드로잉이라 불리는 일련의 평면작업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가독 가능한 형태의 화분, 하트, 빗물, 눈물들과 그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얽어맨 듯한 구조들은 언어적 해석 전에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범주의 작가의 기억 혹은 경험에서 비롯된 파편들일 확률이 높다. 이렇게 파악된 작가적 성향은 관찰 대상 및 사유의 대상이 외부로 향하지 않고 작가 본인의 내면에 보다 면밀히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유로 발아된 예술적 발로는 특정한 무엇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의 형식이 아닌 특정한 무엇을 통해 드러나는 예술적 정취와 예술적 분위기, 그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폭넓은 예술 연상과 환상들이다.
 
결국 우리가 목격한 것은 바퀴통의 서른 개의 바퀴살인 동시에 그 살과 살 사이 비워있는 공간 두 가지 모두다. 공중에 매달린 거대한 덩어리와 그 덩어리를 파먹은 구멍들, 그 구멍들 사이로 쏟아지는 빛과 바닥에 맺힌 그림자 역시 모두 목격한 사실들이다. 거기에 작가가 설정해 놓은 비밀이 하나 더 있다. 공중에 매달린 썸머샤워는 아주 작은 환경에도 쉽게 움직일 수 있지도 모른다. 갤러리 문을 열고 닫을 때 부는 바람이나 누군가가 내뺃은 기침에도 조금 전과 다른 포즈의 썸머샤워를 만날 지도 모른다.
 
작가는 썸머샤워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페이퍼가든의 일부로 초대한 것일 지도 모를 일이다.
관련동영상

{{item.TITLE}}
{{item.USER_NM}} | {{item.UP_DT | dateFormat}}